기본에 충실한 출판문화 만들자 [세계일보 - 책동네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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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한 출판문화 만들자

2010.08.27


미국 문화의 중심지 뉴욕에는 ‘기노쿠니야(Kinokuniya)’라는 일본 서점이 있다. 일본 국내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기노쿠니야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 대도시들에서 당당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뉴욕 기노쿠니야에는 일어로 나온 책은 물론이요, 영문으로 번역된 일본 각 분야의 서적들과 잡지가 서가를 빼곡히 메우고 있다. 미국 출판사들과 독자들은 일본 서적에 관심을 기울이며 일본어 익히기에 열심이다. 실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잘 만드는 나라로 이름 높은 일본이지만 미국 출판사들과 끈끈한 신뢰관계를 맺고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단적인 사례다. 그 밑바탕에는 미·일 간의 저작권협정 이후 일본 출판사들이 미국 측 파트너들에게 성실하게 인세를 보고하고 인세를 제때 지불하고 있다는 기본 신뢰가 깔려 있다.

이와 달리 국내 출판계는 어떤가. 일부 출판사들은 여전히 인세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공지의 사실이 된 지 오래다. 이 때문에 해외 출판사는 국내 출판사와 계약할 경우 선인세 계약금을 턱없이 높였다. 인세 신고를 믿을 수 없으니 계약금이라도 많이 받아두겠다는 계산이다. 요즘 세계적으로 뜨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는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선인세를 주고 계약했다는 소문이 날 정도다. 게다가 돈 많은 출판사들은 어떻게든 출간해야겠다고 맘먹은 책은 선인세 액수에 상관없이 돈을 쏟아붓고 있다. 이런 형국이니 규모가 작은 출판사들에게 잘 팔리는 외국 책을 계약한다는 것은 그림의 떡이나 한가지다. 인세 보고의 불성실함과 높은 선인세 경쟁으로 인한 문제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종당에는 해외의 좋은 책들을 높은 인세 때문에 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다변화·다원화·세계화가 진행될수록 문화 능력이 곧 국력이라는 점은 분명해지고 있다. 해외의 좋은 책들을 우리 독자들에게, 또한 우리나라의 좋은 책들을 해외 독자들에게 선사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본에 충실한 출판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책이 팔리는 만큼 인세를 보고하고 지불하는 것은 지성인의 상식이다.

양원곤 (주)엔터스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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